충전되는 섹스, 방전되는 섹스

섹스가 끝나고 난 뒤, 침대 위에서 액체처럼 널브러져 있는 사람이 있고, 사우나를 하고 나온 것처럼 활기를 띠는 사람이 있다. 섹스의 질에 따라 침대 위 풍경은 달라진다.

충전되는 섹스가 뭐길래?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한다고 해서 늘 즐겁고 행복한 건 아니다. 상황, 컨디션 등에 따라 만족감은 크게 차이 난다. 상대만 원하는 섹스를 할 때, 상대가 사정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섹스의 과정이 너무나도 지지부진했을 때 등은 섹스를 하고 나서 유독 찝찝하고 유쾌하지 않는 순간이다. 반면에 ‘속궁합’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면 대체로 만족스러운 섹스를 하게 된다. 성기 크기와 구조 등 신체적인 결합뿐 아니라 서로의 에너지가 잘 맞기 때문이다. 이를 ‘충전되는 섹스’ ‘에너지 오르가슴’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내 최초 성인 성교육 박사 이여명 선생은 순간적인 쾌락에 탐닉하는 섹스를 ‘배설 행위’와 같다고 말한다.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섹스는 말초신경에만 자극을 줘요. 남자는 성기, 여자는 가슴 위주로 말이죠. 적은 부위에만 강렬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섹스를 하고 나면 몸이 피곤하죠. 짧고 강렬한 자극에만 혈안되기보다는 몸 전체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둘 모두에게 ‘플러스’가 되는 섹스를 권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누군가는 섹스를 하기 위해 보양식을 먹지만, 다른 누군가는 섹스하면서 원기 회복을 한다. “빠르고 강렬한 애무와 피스톤 운동을 할 때보다 절정에 이르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여운이 길게 남죠. 그래서 섹스 후에도 활기가 넘치고 몸이 가벼워져요.” 그동안 우리가 했던 자극적인 섹스가 인스턴트라면 서로의 몸과 마음을 충족시키는 ‘에너지 오르가슴 섹스’는 유기농과도 같다. “에너지 오르가슴을 느끼면 자잘한 떨림이 와요. 야동에서 나오는 비명 소리 대신 조용하고 낮은 탄식이 새어나오죠.” 섹스를 하고 나서 몸이 찌뿌드드하고 찝찝하다면 당신은 방전되는 섹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여운이 남는 섹스를 즐기고 싶다면 충전되는 오르가슴에 주목하라.

충전되는 섹스를 하는 방법

지그시 오랫동안 섹스의 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step 1 마음의 성감대를 자극한다
섹스는 육체적인 관계만이 아니다. 감정 역시 고루 섞여야 한다. 특히 여자들은 섹스 할 때 감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상대에게 감정이 잘 열리고, 자극 돼야 성적으로 잘 반응하고 열린다. 성감대가 신체 특정 부위가 아니라 마음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아는 오래된 연인일수록 마음의 성감대를 훨씬 빨리 자극할 수 있다. 섹스 전에 감정을 편안하게 만들어야만 몸이 이완되기 때문이다. 이는 여자뿐 아니라 남자에게도 마찬가지다.

step 2 몸의 성감대를 찾는다
보통 남자의 성감대는 페니스 쪽에 집중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섹스를 하는 장소, 분위기, 상황에 따라 성감대는 무궁무진해질 수 있다. 상대의 몸을 구석구석 어루만지고, 애무하면서 성감대를 찾을 수 있는데 손가락보다는 입술이나 혀로 자극하는 게 훨씬 강렬한 반응을 이끌 수 있다. 페니스를 자극하는 데에 싫증이 났다면 2차 성감대를 자극해보자. 피부 가까이에 있는 동맥이 지나가는 목, 겨드랑이, 아랫배와 접한 넓적다리 주변, 허벅지, 피부가 얇은 옆구리와 손, 발, 움푹 파이거나 나온 귀 아래, 겨드랑이 아래, 배꼽, 허리, 그리고 입, 코, 귀, 항문 등과 같은 구멍이 있는 곳이 해당된다.

step 3 성에너지를 깨우는 애무를 한다
강하게 마찰하거나 혀로 핥는 단조로운 기술에서 벗어나 다양한 애무를 시도하자. 문지르기, 만지기, 바람 불기, 소리 내기, 속삭이기, 할퀴기, 긁기, 감싸기 등. 유념해야 할 것은 몸속에 숨어 있는 성적인 감각을 깨우기 위해서 건드려야 하는 부분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남자는 페니스에서 시작해 몸 전체에 자극을 주고, 여자는 몸 끝에서 시작해 성기를 자극하는 게 좋다. 성감이 예민한 곳은 일부러 피해서 상대의 성적 욕구와 흥분을 최고조로 증폭시키는 ‘애태우기 기법’도 효과적이다. 처음부터 큰 자극을 주면, 성감대가 둔해지기 때문에 천천히 부드럽게 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step 4 느리고 부드럽게 삽입한다
남자들은 강하고 빠른 피스톤 운동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런 삽입은 말초적인 자극만 줄 뿐 지속적인 만족감을 주는 섹스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매번 더 강한 수준의 자극을 요구하기 때문에 섹스 매너리즘에 쉽게 빠진다. 에너지를 충전하는 섹스를 하는 데에 효과적인 삽입 순서가 있다. 첫째, 한 번에 삽입하지 않는다. 여자를 애태우기 위해 남자의 페니스 귀두로 살짝 넣다가 다시 빼 질 입구 전체를 문지른다. 단번에 넣지 않고, 그 언저리를 서성이며 여자의 그곳이 활짝 열리게 만든다. 둘째, 느리고 부드럽게 삽입한다. 천천히 삽입하다 보면 질 안쪽의 스폿을 건드리게 된다. 그러나 질이 조여진다고 해서 덥석 삽입을 해버리면 순간의 쾌감만 있을 뿐 지속적이고 오묘한 성감은 느끼지 못 한다. 셋째, 골반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삽입한다. 이때 남자는 페니스에 몰린 성에너지를 골반으로 퍼뜨려 사정 시기를 조절한다. 넷째, 진동 삽입한다. 골반이 아주 유연한 사람이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인데, 질 깊은 곳으로 최대한 삽입해 골반을 미세하게 떨며 진동하면 여자가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파트너에게 잘 알려주자.

방전되는 섹스, 무엇이 문제일까?

섹스를 하고 나서 피곤하고 찝찝했던 경험과 그 이유를 분석했다.

case 1 나를 홀린 뱀
situation
클럽에서 만난 그녀. 허리에서부터 등까지 이어진 뱀 문신처럼 그녀는 섹스를 할 때 ‘뱀’ 같았다. 미끌어지듯 부드러운 손놀림과 화려한 골반 돌림은 연체동물처럼 유연했다. 게다가 흥분을 어찌나 잘하던지 침대 시트가 다 젖을 정도였다. 그녀와 섹스를 하는 동안 내가 무척이나 매력적인 남자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황홀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서 난 거의 시체 상태가 됐다. 48시간을 내리 자도 온몸이 몸살에 걸린 것처럼 아팠다. 내 몸에서 빠져나간 정액만큼 에너지가 방출된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덕분에 나는 의도치 않게 회사 연차를 하루 내야 했다. (마님이 변강쇠 잡네)
Why? 강렬할수록 에너지는 빠져나간다! 처음 만난 상대와 하는 섹스는 그 자체로 무척 짜릿하고 신선하다. 일반 사람들이 95% 이상 추구하는 섹스가 바로 이런 ‘사정 오르가슴’이다. 섹스가 강렬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그러니 섹스를 하고 난 후에도 피곤할 수밖에 없다. 긴 후유증만큼 섹스가 강렬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성기의 건강에는 그리 좋지 않다. 성 고전인 <소녀경>은 다른 신체기관과 똑같이 생겨난 성기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가장 먼저 망가지는 것은 그만큼 관리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극적이고 강렬한 섹스는 한 번이면 충분하다.

case 2 지루한 섹스의 결말
situation
날마다 야근을 하느라 피곤한 남자친구. 그와 섹스를 할 때는 늘 내가 먼저 오르가슴을 느낀다. 그러나 정작 남자친구가 삽입을 하려고 하면 난 흥미가 떨어져버린다. 그런 나를 보며 남자친구는 사정도 하지 않고 섹스를 끝내곤 한다. 같은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자 나는 그가 걱정스러워졌다. “우리가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 게 아닐까?”라고 말하는 그. 나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이렇게 섹스 타이밍이 맞지 않는 우리 괜찮을까? (난 조루, 넌 지루)
Why? 여자도 조루가 있다! 남녀 모두에게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여자가 조루일 가능성이다. 남자가 조루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 중 하나는 ‘야동’을 보며 과도하게 자위를 하는 것이다. 이 증상이 요즘엔 여자들에게도 드러난다. 상대보다 훨씬 빨리 절정에 오르고, 이후엔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여자들도 남자 못지않게 자극적인 야동을 보며 자위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섹스 파트너가 조루여서 그 속도에 맞추는 바람에 빨리 절정에 오르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정을 못했다는 것으로 봐선 남자가 지루일 수도 있다. 아무리 여자가 섹스에 흥미가 떨어졌더라도 남자의 성기능이 정상이라면 사정은 하기 때문이다.

case 3 섹스는 피곤해서 안 해!
situation
우리는 동거를 하고 있지만 섹스를 안 한 지 한 달이 넘었다. 그럼에도 누가 먼저 덤비는(?) 일은 없다. 남자친구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샤워를 하면서 잠깐씩 자위하는 것으로 욕구를 해소한다. 각자 생활이 너무 바쁘니 집에 돌아오면 지쳐서 곯아 떨어진다. 섹스를 하는 과정도 귀찮다. 씻고, 애무하고, 삽입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숙제처럼 느껴진다. 반면에 자위는 혼자서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남자친구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함께 밥 먹고, 영화 보며 데이트 하는 건 즐겁다. 이런 관계가 과연 건강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맥락 없는 섹스)
Why? 섹스는 피로 해소제다! 섹스는 서로에게 원기 회복이 될 수 있다. 단 두 사람의 성 감각이 완벽하게 깨어 있다는 전제하에 그렇다. 자위는 내 몸이 건강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파트너와 하는 섹스가 즐겁지 않다면, 상대가 강도와 시간을 맞추지 못하거나 당신이 섹스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정확한 이유는 파트너와 상의하며 해결해야 한다. 또한 자위를 너무 과하게 하면 파트너가 주는 자극에 둔해질 수 있으니 숨어 있는 성 감각을 깨우는 훈련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골반을 앞뒤로 흔드는 말 타기 동작, 골반과 허리를 좌우로 번갈아가며 돌리는 동작 등이 도움이 된다.

출처: 싱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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