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대행사에서 근무하는 30세의 이하늘(가명) 씨는
7년간 사귄 남자 친구와 곧 결혼할 계획이지만 고민이 하나 있다.
“남자 친구와는 성격이며 생활 습관 등 모든 것이 잘 맞아요.
하지만 너무 오래 사귀어서인지 몇 년 전부터는 섹스를 해도 전혀 즐겁지 않아요.
서로 의무적으로 섹스를 하는데, 결혼해서도 이럴까 봐 걱정이에요.”
일 년 전 결혼한 34세의 치과의사 오은미(가명) 씨는
최근 거의 섹스리스 생활을 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쯤 섹스를 하는데 그마저도 비슷한 패턴으로 진행돼
섹스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주변에 우리처럼 섹스리스인 커플이 많아 그리 속상하진 않아요.
하지만 30대 중반부터 섹스를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나 싶어 걱정입니다.”
27세의 대학원생 김미지(가명) 씨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사귄 남자 친구와 섹스를 했는데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
남자 친구는 섹스를 수학 문제 풀듯이 해요.
몇 차례 섹스를 했지만 순서도, 방법도 바꿀 마음이 없더라고요.
얼마 사귀지 않은 상태라 가장 재미있어야 할 섹스가
이렇게 지루해서 어쩌나 싶어요.
그래선지 요즘 섹스 궁합이 잘 맞았던 전 남친 생각이 부쩍 나요.”
이들의 사례를 보고 자신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느낀 사람이 적지 않을 거다.
대부분의 사람이 섹스를 하다 보면 지루함을 느끼는 때가 온다.
친한 친구들과 터놓고 얘기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섹스를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아직 한 번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면, 당신은 정말 운이 좋은 거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겪는 이런 섹스 권태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미국의 저명한 성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에스더 퍼렐은
자신의 책 <감금된 짝짓기>를 통해
지루한 섹스에 판타지를 더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전파하고 있다.
“보통 섹스에 문제가 생긴 커플에게 판타지를 더해보라고 얘기하면
남자와 여자의 반응은 사뭇 달라요.
남자들은 스리섬이라든지 롤 플레잉 같은 것을 얘기하지만
여자들은 누군가가 자신을 부드럽게 애무해주고,
다리를 쓰다듬어주고, 머리를 빗질하듯 만져주는 걸 말하죠.”
섹스 판타지를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당신이 원하는 사소한 스킨십도 판타지에 넣는다면
우리는 누구나가 섹스 판타지를 몇 개쯤은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이 판타지야말로 지루한 섹스 라이프의 구원투수로 작용한다.
“섹스 판타지를 한마디로 정의하긴 힘들어요.
상대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느끼는 모든 성적 행위를 섹스 판타지의 범주에 넣을 수 있죠.
그러니 당신 커플이 섹스 슬럼프에 빠져 있다면 함께 서로의 판타지에 대해 의논하고,
현실화해보는 노력이 필요해요”라고 퍼렐은 말한다.
지루해진 섹스에 다시 불을 붙이려면 어떤 계기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섹스 판타지인 셈이다.